나는 고속버스 휴게소에 있는 화장실이 세상에서 가장 무섭다.
비스듬히 문이 열려 있어서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채, 문을 활짝 열
고 들여다 보면, 왠 아줌마가 바지를 내리고 볼일을 보고 있다.
얼마나 놀라는 지 모른다.
내가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에 들릴 경우는 일년에 단 한 번 될까
말까 하는 확율인데, 정말 다양한 휴게실에서 다양한 자세의 아줌마
들을 경험 했으니, 이젠 비슷한 분위기의 화장실에만 가도, 걱정이
되어 문을 못열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져서 신경증에 걸릴 지경이
다.
그런 일을 병원 화장실에서 당했다.
지하 2층 약제부 창고쪽 화장실을 담당하는 우리의 펭귄 아줌마가
변기에 앉아 졸고 있던 것이었다.
비스듬히 열린 문의 속임수에 걸려 희생양이 된 것은 나였다.
너무 놀라서 어깨를 움찔하고, 소리를 질렀다.
이런 꼴을 직장에서까지 당해야 하는가..
직장 생활에 회의가 든다.
이놈의 펭귄아줌마.
펭귄아줌마는 거기 화장실 담당이다.
자재과 여직원들과 여자약사들이 주로 쓰는 화장실이다.
자재과 여직원들에게는 한마디도 안하지만,
흰가운입고 들어서는 우리들은 못잡아 먹어 난리다.
물 흘린다.
머리 빗는다.
화장한다.
양치 한다.
별의 별 이유로 막말을 해대는데, 그 이유들이란 위에 쓴 것처럼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 자체이다.
화장실을 유리알처럼 닦아 놓고,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구박
하고 쫓아내면서, 다른데는 안가고, 그 화장실을 기지로 삼고, 쉬고,
자고, 친구들과 놀고 하는 것이다.
이러니, 어이 없는 약사들이 대놓고 한마디 하던가,
싸우던가, 해당 대행 업체에 전화해서 항의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
다.
나도 대거리와 항의에 해당한다.
한 몇주 동안, 볼 때마다 기운이 없고, 왠일인지, 구박도 안해서 소
속 대행업체 반장님께 많이 혼났나보다, 많이 힘드시구나.. 하고,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는데, 왠걸... 이젠 변기까지 차지하고, 나를 괴롭히다니..
아... 직장 생활이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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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http://gurum.tistory.com/